원글 : http://gall.dcinside.com/cartoon_s/226059

카툰 단편 갤러리 ㅇㅇ 님이 작성하신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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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갤에 "그림 시작하려는데.."를 서두로 한 뻘글들이 너무 많구요.

질문 하는 분들이 풍경화 그리려는 분들도 아니고 결국 사람 잘 그리고 싶어서 질문 하시는 것일테니, 정리 해드릴게요.

그림 관련 지식이 전무한 분들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1. 인물화 관련 서적이나 인터넷에서 인체의 생김새를 파악합니다.

근육의 명칭을 외우거나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갈비뼈란게 아래로 내려가다 어디서 다시 위로 올라오는지,

목 주변엔 어떻게 생긴 근육들이 있는지 등을 이미지화 해서 파악하시면 됩니다.

노인 아이 다 하려 하지 마시고 건장한 성인남성과 성인여성의 구조만 파악합니다.

뻣뻣하게 서 있는 사람을 정, 측, 후면으로 돌려주며 그려보세요.

굳이 어려운 자세를 취한 인물을 그리려다 자괴감에 빠지실 필요 없습니다.

계속 그려주며 비율을 파악하고, 인간이라는 동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이해하는 부분입니다.


2. 도형으로 단순화 해주세요.

원, 원기둥으로 목각인형처럼 단순화하세요.

처음엔 자신만의 목각인형을 만드는 것 자체가 힘든 과제이지요.

때문에 여기서 도움을 받으면 좋은데, 유튜브의 ProkoTV라는 채널을 구독해주세요.

영상이 친절해서, 영어 능력이 부족해도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습니다.

이제 이 단순화한 인체를 조금씩 움직여보세요.

팔을 정면으로 내민다던지, 위에서 내려다 보는 구도라던지.

점점 어려운 포즈에도 도전해보세요.


3. 인체를 부분별로 연습해보세요.

날을 잡고 이날은 손만, 이날은 눈만, 이날은 입만.

똑같은 포즈만 그리지 마시고, 여러 각도별로 다양한 형태로 그려보는게 중요해요.

사람 하나에 통째로 구도를 넣어 주는 것은 어려운데요,

팔 하나는 그리 어렵지 않거든요.


4. 준비된 목각인형과 준비된 인체 파츠를 결합합니다.

달리는 사람을 그리고 싶습니다.

카메라는 밑에 있구요.

먼저 목각인형을 준비합니다.

목각인형에 투시를 쏘아 줍니다. 

투시가 먹힌 목각인형에 갈고닦은 인체 파츠들을 얹어줍니다.

카메라쪽을 향해 힘차게 뻗은 다리, 밑에서 본 머리...

여기까지 오면 거의 다 한거에요.

목각인형을 좀 작게 만들고, 거기에 알맞은 파츠를 얹으면 어린이가 만들어집니다.

할매를 그리고 싶으면 늘어진 젖을 열심히 보고 그리며 늘어진 젖이라는 부품을 자기 머리속 창고에 넣어야겠죠.

코가 큰 외국인을 그리고 싶으면 외국인들 코를 그려보며 그 파츠를 얻어야 하구요.

처음에는 파츠 하나를 얻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겁니다.

헌데 창고에 쌓이는 파츠들이 많아질수록, 다음 파츠는 쉽게 획득 가능합니다.

가속도가 붙는다는거죠.

파츠끼리 적절히 조합해 새로운 파츠를 만들 수도 있구요.


5. 4번에서 너무 진도를 나갔네요..

어린애 노인네 서양인 못생긴놈 예쁜애 등등의 파츠를 다 갖추고 있기는 힘들지요..

밸런스를 좀 맞춰야 합니다. 인체만 먼저 마스터하고 다른걸 시작하는건 불가능하고 또 억지에요.

자기 맘에 드는 캐릭터를 하나 만드세요.

여자는 미소년이면 될거고, 남자는 미소녀면 될겁니다.

저는 여고생으로 했어요.

이 여고생에게 옷을 입혀야 합니다.

옷 그리는건 인체를 그릴줄 알면 그다지 어렵지 않아요.

그냥 많이 그려주세요.

옷도 마찬가지로 파츠입니다. 총, 칼 등등..

김정기도 어디서 없는걸 만들어내는게 아니에요.

김정기가 총을 그릴때는 김정기 창고에 있는 총을 꺼내는겁니다.

자기 캐릭터에게 옷도 입혀주고, 적절한 배경에서 뛰놀게도 해줍시다.

알바뛰는 캐릭터를 그려도 보고.. 엎어진 캐릭터도 그려보고요.

이쯤 되면 더이상 가이드가 필요 없겠네요.


p.s 포토샵 효과.. 브러시.. 채색 등은 나중에 생각하는걸 추천합니다.

안쓰럽게 조형된 인체에 아무리 금가루를 뿌려도 의미가 없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Nor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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